브라질 비뇨기과학회지(2012)에 따르면 김태범 교수팀은 전립샘암 의심 환자 166명에게 전립샘 조직검사를 시행하면서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샘암 진단율 등을 함께 연구했다. 그 결과 손가락 길이 비가 0.95 미만으로 ‘남성형 손가락’을 가진 환자는 0.95 이상(여성형 손가락)인 환자보다 전립샘암으로 진단받는 확률이 2.8배 더 높았다. 전립샘암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증식한다. 전립샘암 치료법 중 하나가 남성호르몬 억제요법인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태아기 남성호르몬은 손가락 형성뿐 아니라 전립샘 등 남성 생식기관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전립샘암을 진단할 때 고령, PSA(전립샘 특이 항원) 수치 등과 함께 손가락 길이 비도 하나의 지표로 참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손가락 길이 비가 0.95 미만이면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소변 횟수가 잦아지고 잔뇨감, 야간 다뇨 등의 증상이 있다면 비뇨의학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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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약지 부정맥·협심증 발병 가능성↑
약지(넷째 손가락) 길이가 검지보다 짧으면 심장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국통신학회지(2011)에 따르면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 교수팀은 부정맥·판막증·심부전증·협심증 등 심장 질환을 앓는 남성 환자 20명과 정상인 20명을 대상으로 손가락을 영상 촬영해 약지 길이를 픽셀 단위로 측정했다. 그랬더니 심장 질환을 앓는 환자의 85%(17명)는 약지 길이가 검지보다 평균 7.75픽셀 더 짧았다. 반면에 정상인은 90%(18명)에서 약지 길이가 검지보다 평균 16.8픽셀 더 길었다. 연구팀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적으면 심장에 이상이 생길 확률이 증가하는데, 이 연구결과는 테스토스테론과 심장 질환, 약지 길이와의 상관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더 많은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심장 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법으로 약지 길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테스토스테론은 심장을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적을수록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동맥경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연구팀은 “약지가 검지보다 짧은 사람은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그만큼 심장 건강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약지가 검지보다 짧고 혈압·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테스토르테론 수치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또 유산소 운동, 체중 조절, 약물 요법 등으로 심장 질환 예방에 힘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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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손은 간 이상 징후일 수 있다? ○
귤·오렌지·호박 등 베타카로틴이 많은 식품을 먹으면 손이 일시적으로 노래질 수 있다. 이런 식품을 먹지 않았는데도 손이 노랗고 눈 흰자위까지 노랗다면 황달일 수 있다. 황달은 간염, 간 경변 등으로 황색의 담즙색소인 빌리루빈이 체내에 쌓이면서 피부를 노랗게 만드는 질환이다. 간 경변이 있을 때 엄지 근처의 두툼한 손바닥에 빨간 반점이 생길 수 있다. 에스트로겐이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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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손가락 길이는 생식 기능과 관련 없다? X
태아 시기에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을수록 약지가 발달하는데, 이는 생식 기능과 직결될 수 있다. 조선대병원 비뇨의학과 연구에 따르면 남성 불임 환자군의 평균 손가락 길이 비는 1.07로 정상군의 평균(1.01)보다 높았다. 약지가 검지보다 상대적으로 짧다는 의미다. 또 정상군은 1회 사정 시 사정액이 3.66mL, 정자 수는 1만109마리지만, 환자군은 각각 0.97mL, 3000마리에 불과했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연구에선 손가락 길이 비가 낮은 그룹은 높은 그룹보다 음경이 0.9㎝ 더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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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손가락으로 자녀 성별을 알 수 있다? △
확률 정도는 알 수 있다. 서울대병원과 가천대 길병원이 남성 257명, 여성 251명을 대상으로 손가락 길이 비, 자녀의 성비를 분석한 결과 손가락 길이 비가 낮은 그룹(0.95 미만), 즉 약지가 발달한 여성은 손가락 길이 비가 높은 그룹(0.95 이상)보다 아들을 가질 확률이 13.8% 더 높았고 딸만 가질 확률은 48.1% 더 낮았다. 여성의 손가락 길이 비율이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상관성을 가지면서 성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도움말=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태범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https://v.daum.net/v/2021101721183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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