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2월 17일, 춘천에 주둔중인 주한미군 제17항공여단 소속 OH-58 헬리콥터가 인제군 DMZ 이남을 정찰비행을 하던 중 DMZ 이북으로 넘어간 뒤 북한군 휴대용 대공미사일 '화승총'(러시아제 SA-7 카피)에 맞고 격추 당함.
조종사 보비 홀(Bobby Hall) 준위와 부조종사 데이비드 하일먼(David Hilemon) 준위는 전입 온지 얼마 안된 신입이었던데다 당시 눈이 내려 경계선과 지형을 제대로 구분하기 힘든 상태였음. 홀 준위는 지도와 지형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기수를 남쪽으로 돌리던 상황에서 강한 충격과 함께 추락했다고 증언함.
하일먼 준위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고 홀 준위는 북한군에게 생포 되어 2주동안 억류 당한 끝에 북한국민에 대한 사과문과 자백서까지 쓴 후에야 협상단으로 간 빌 리처드슨(Bill Richardson) 하원의원의 주선으로 판문점을 통해 귀환함. 북한은 하일먼 준위의 시신도 판문점을 통해 전달.
당시 북한군이 쏜 '화승총' 미사일은 70년대에 만들어진 명중률이 10% 밖에 안되는 구형이라서 미군 헬리콥터가 이것에 격추 됐다는 게 논란이 됐음. (OH-58은 엔진 배기구가 위로 향해있어서 맨패즈로 추적하기 힘듬.)
CIA는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이 가지고 있던 스팅어 미사일이 전후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고, 일부 종북주의자들은 북한군이 신형 대공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설레발 치기도 함.
하지만 세월이 흘러 국정원에서 당시 헬리콥터를 격추한 부대에서 근무한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당일 해당부대에서 대공미사일 교육을 하던 와중에 헬리콥터가 넘어왔고 급한 김에 병사 두명이 화승총을 한정씩 들고 뛰어가 발사.
(이중 1개는 불발이 되서 한 발만 발사됨.)
이 한발이 때 마침 남쪽으로 가기위해 후방을 드러낸 헬리콥터의 테일로터에 운좋게 명중하여 럭키샷으로 추락.
(이 미사일은 관통력이 전무해서 꼬리가 아니라 동체에 맞았다면 격추 안되고 생환 했을 가능성이 컸다고 함.)
어쨌든 이 일 이후로 주한미군은 DMZ에서의 비행 자체를 금지 시켜버림.
참고로 60~70년대에는 미군 헬리콥터가 DMZ에서 날다가 격추되거나 북한지역에 불시착하는 사건이 꽤 많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