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CENIPA의 수사관들은 조종사의 과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모종의 이유로 조종사들이 한쪽 엔진의 추력을 줄이지 않았다고 추측한 것이다.
이제 수사관들은 사고 당시 베테랑 조종사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그들이 이런 기초적인 실수를 한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항공기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는 많지만, 조종사들의 실수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경직된 사내 문화, 예정보다 늦은 비행, 재정난에 빠진 회사 등등 여러 외부 요인들은 조종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이는 조종사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제대로 된 절차를 수행하지 못 하게 한다.
수사관들이 조종실 음성 녹음, CVR을 조사한 결과 활주로에 접근하던 스테파니니 기장은 비가 오던 활주로의 상태를 많이 걱정했단 것을 알아냈다.
또한 정비 기록을 통해 당시 항공기 우측 엔진의 역추진 장치가 사용 불가능한 상태였음을 알아냈다. 사고 발생 4일 전부터 내부 유압장치의 고장으로 인해 꺼둔 것이다.
(이건 수사 초기에 발견된 사실이다. 술 먹고 써서 생략한거라 지금이라도 씀......)
수사관들은 이제 사고 조종사들의 이전 조종 기록들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사고가 났을 때와 평소에 무슨 차이가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였다.
특히 수사관들은 기장의 쓰로틀 작동 방식에 주목한다. 사고 몇 시간 전에 포르투 알레그리 공항에 착륙할 때엔 양쪽 쓰로틀을 최소 동력에 둔 후, 양쪽 엔진의 쓰로틀을 역추진 모드로 놓았다. 이는 역추진 장치가 하나 없을 때 따라야 할 에어버스의 매뉴얼을 잘 수행한 것이다.
위 사진에 보이는 레버가 바로 쓰로틀이다. 저걸 최대한 뒤로 땡겨서 노란색 구역에 놓으면 역추진 장치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고 당시엔 달랐다. 공항에 접근하면서 왼쪽 엔진은 최소 동력, '아이들' 상태에 뒀지만, 우측 엔진은 여전히 최고 출력, 'CL(max climb, 최고 상승) 상태에 뒀다.
그 상태에서 착륙을 했고, 좌측 엔진 쓰로틀만 역추진 모드에 두었다. 추측컨대, 기장은 착륙하면서 좌측 쓰로틀만 역추진 모드에 두려고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은 수사관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바로 전 비행에선 적절한 절차를 수행했던 조종사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꿔먹고 한 쪽 쓰로틀만 역추진 모드에 두려고 한 것일까?
이 의문은 다른 조종사의 증언을 통해 풀렸다. 한쪽 역추진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스테파니니 기장이 하려던 것처럼 한쪽 쓰로틀만 역추진 모드에 놓고 착륙하면, 착륙 거리가 더 짧아진다는 증언이였다.
이제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2007년 7월 17일 상파울루에는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공항 활주로가 잠시 폐쇄될 정도로. 이 공항에 착륙해야 하는 탐 3054편의 기장이였던 엔리케 스테파니니 디 사코에겐 우측 엔진의 역추진 장치가 없었다.
그는 이런 상태에서 콩고냐스 공항의 짧은 35L 활주로에 착륙해야 했다. 그는 엄청난 압박을 느꼈고, 최대한 활주로 끝부분에 착륙하기 위해 오토파일럿을 종료한 후 수동 착륙을 하기로 결정했다.
스테파니니는 활주로와의 거리와 하강 속도에만 몰두한 나머지 우측 엔진의 쓰로틀을 아이들에 두는 것을 까먹었다. 그 상태에서 활주로에 안착하자 더 짧은 정지거리를 위해 왼쪽 쓰로틀만 조작했다.
이 상태에서 기체는 자동적으로 엔진 추력을 고정했고, 비행기는 서서히 왼쪽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조종사들은 브레이크를 밟음과 동시에 러더를 찼지만, 소용 없었다.
착륙 시 조종사들은 쓰로틀에 집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두운 조종석은 기장이 쓰로틀 상태를 파악하는 것을 방해했을 것이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벗어나 TAM 익스프레스의 물류 창고와 인근 주유소를 덮쳤고, 199명이 사망했다.
CENIPA의 권고에 따라 콩고냐스 공항은 활주로에 그루브를 설치했고, 에어버스는 매뉴얼을 개정했다.
여러 안전 규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콩고냐스 공항은 그 악명을 떨치고 있다.
탐 3054편이 덮친 TAM 물류 창고는 몇 년 뒤 철거되었고, 이 자리에는 그 날을 추모하는 공원이 세워졌다.
7월 17일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