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조회 수 7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

이 훤칠한 청년의 이름은 피터 페히터(Peter Fetcher)입니다. 1944년 베를린에서 태어나 동베를린 지역에서 벽돌공 일을 하던, 아주 평범한 청년이었다.

가족들은 다 동베를린에서 살았지만 장녀만 서베를린으로 시집을 갔는데, 그래도 1950년대까지만 해도 가족이 만나는 것 자체는 어렵진 않았으나

 

하지만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며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된다.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이제 피터에게 서쪽의 누나를 만날 길은 물리적으로 봉쇄되어 버린 것, 한순간에 이산가족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피터는 최후의 희망으로 회사에 서베를린 여행 신청서를 냈지만 단번에 거절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 저 가증스런 장벽을 뛰어넘는 것 뿐이었다.

 

마침 절친한 친구 헬무트 쿨바이크(Helmut Kulbeik)가 함께 베를린 장벽을 넘겠다고 합류했고, 장벽이 세워진지 딱 1년이 되는 날인 1962년 8월 17일에 작전이 시작된다

 

피터와 헬무트는 장벽에 거의 붙어있는 건물 유리창에서 뛰어내려 벽을 넘고자 했으나, 이들의 움직임을 알아챈 동독 국경수비대는 즉시 발포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다행히 헬무트는 무사히 벽을 넘는데 성공했으나, 피터는 벽을 바로 앞에 두고 총에 맞아 쓰러져 버렸다.

 

장벽 바로 앞에서 총을 맞은지라 서베를린 시민들도 피터의 참상을 그대로 볼 수 있었으나, 동독군이 철통같이 장벽을 지키고 있어 그를 구할 수단은 없었다.

 

서베를린 사람들이 피터를 위해 해줄수 있는 거라고는 지혈할 때 쓰는 붕대를 장벽 너머로 던져주는 것 뿐이었다.

그마저도 피터의 부상이 너무 심해 제대로 움직일수조차 없는 상황이라 거의 소용없었다.

 

그리고 동독 측도 이렇게 죽어가는 피터에게 의사 한명 보내주지 않은 채, 그냥 길바닥에서 죽어가도록 방치하였다.

결국 이렇게 1시간여가 지난 뒤, 피터는 장벽 바로 앞에서 어떤 치료도 받지 못하고 과다출혈로 숨을 거두게 된다.

 

향년 18세. 너무나도 억울한 죽음이었다.

 

당연히 너무 참혹한 죽음이라 이에 항의하는 서베를린 시민들의 시위도 있었고, 소련군이 탄 버스를 향해 돌을 던지는 동베를린 시민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동베를린에 남은 피터의 가족들도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

아버지는 슬픔을 못 이기고 얼마 못가 사망했고,

어머니는 정신병에 걸렸으며,

형제들도 직장에서 쫓겨나 슈타지의 감시를 받는 신세가 되었다.

이들의 명예회복은 독일 통일 이후에야 이뤄지게 된다.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그리고 독일이 통일된 뒤인 1999년, 그가 죽은 곳에 기념비 하나가 세워진다.

 

이 기념비에는 피터의 이름과 함께 짧은 문장 하나가 새겨져 있다.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
er wollte nur die Freiheit.

(그는 단지 자유를 원했을 뿐이다)
 

ㅊㅊ

https://blog.naver.com/minjune98/223123810759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17 미스테리/미재 무서운 심해 5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1564
14916 미스테리/미재 2차대전 말 미국 전차 4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1088
14915 미스테리/미재 늑대의 행군 6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986
14914 미스테리/미재 그래도 지구는 돈다 4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850
14913 기묘한이야기 기과한 장례문화 10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1017
14912 기묘한이야기 기괴한 장례문화 2 4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832
14911 기묘한이야기 겪었건 기묘한 이야기 3 애드블럭싫어 2019.08.24 593
14910 기묘한이야기 중국 호텔 납치 썰 2 애드블럭싫어 2019.08.24 950
14909 기묘한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 친구등록 3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569
14908 기묘한이야기 기묘한이야기 - 화장실낙서 3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664
14907 기묘한이야기 기묘한이야기 - 고양이의보은( 쿠로쨔응) 6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485
14906 기묘한이야기 기묘한이야기 -내가 만약 내일 죽는다면 4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590
14905 미스테리/미재 냉전시기때 우리나라에서 매년 수행한 가장 큰 군사훈련 5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867
14904 미스테리/미재 말리에 수출된 소형전술차량 5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929
14903 미스테리/미재 또다른 희대의 싸이코패스 엄인숙 8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1174
14902 미스테리/미재 피카소의 그림 실력 7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1004
14901 미스테리/미재 사탄이 꿀발라 놓은 땅 7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1536
14900 미스테리/미재 리투아니아의 버려진 유원지 9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872
14899 미스테리/미재 1950년말 한강 물놀이 14 애드블럭싫어 2019.08.24 1144
14898 기묘한이야기 비 오는 날의 방문자 4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531
14897 기묘한이야기 기묘한이야기) 자판기 남 2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601
14896 호러괴담 플로리다에 존재하는 악마의 나무, 평범했던 나무가 악마의 나무라 불린 이유는? 2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557
14895 기묘한이야기 신병교육대 자살이야기 3 애드블럭싫어 2019.08.24 656
14894 기묘한이야기 20살 새벽운전하다가 겪은 일 2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755
14893 기묘한이야기 세일리시 해에서 발견되는 발만남은 시체 | 미스테리 3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24 6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97 Next
/ 5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