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어딜가던 동네 백화점이나 서점에 가면 꼭 있었던 '이 가게'
"게임 CD 매장"
게임CD 매장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중후반까지 특히 남성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게임CD를 파는 매장이다.
게임CD, 영화CD, 교육용CD, 주얼CD, 게임잡지 등 다양한 장르의 CD들과 게임관련 서적들을 팔았던 곳이고
백화점, 문방구, 서점, 전자상가 등 판매처가 다양했으며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누구나 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이 뛰는 흥분을 느껴보곤 했을 것이다.
요즘 같은 날에는 인터넷에서 온라인 게임을 빠르게 다운받아 즐길 수 있지만
이때는 ADSL 시절 인터넷 속도가 워낙 느려 게임을 구하거나 다운 받기 힘들었으며
집전화로 발신을 하거나 수신이 오면 인터넷이 끊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래서 CD롬에 CD만 넣으면 설치후 실행까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던 게임CD를 너도나도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시절 어렸던 우리들은 게임CD를 무척 가지고 싶었으나 돈이 없는 학생시절이었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질 수 없었는데..
시험을 잘봤을때, 생일일때, 착한일 했을때, 아빠 월급날 등 특별한 날일때만 어른들을 통해서 구매 할 수 있었다
게임CD를 사러 갈때는 보통 백화점이나 서점, 전자상가에 갔었다
이당시만 해도 사람들한테 무척 인기가 많았었기 때문에 백화점에는 아예 한층이 게임 전문 매장으로 꾸며놓은 경우도 있었고
특히 주말만 되면 게임CD 매장은 언제나 인산인해였다
심지어 서점에서도 게임잡지와 함께 게임CD를 함께 팔기도 했었다
(※ 게임잡지를 사면 부록 CD는 덤!)
매장에 들어서면 수많은 게임CD들로 인해 내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밀봉된 새비닐 같은 특유의 냄새들이 사람들을 반겨주었다.
많이 살 수 는 없었기에 제한된 갯수내로 앞면 게임 표지와 뒷면 게임 스크린샷 사진들을 돌려보며 신중히 골라야 했다
게임 CD 하나 고르는데 정말 시간가는줄 몰랐다
여자친구 옷 고를때 정말 지루하고 기다리기 힘들다고 하는데
어릴적 내 부모님들은 내가 CD를 한참 고르고 있었을때 이 기분이셨을까....?
드디어 구매할 게임CD를 결정하고 계산하고 나오는 길.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뜯기 위해서
게임 CD는 무조건 내가 직접 들고 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내 입가에 미소만 한가득.
내 비록 하나밖에 사지못해 아쉽지만
다음에 게임매장에 또 가게되면 그때는 반드시 에뮬게임 CD를 꼭 사리라 다짐한다
집으로 돌아와 시디롬에 CD를 넣고 돌렸을때 그 웨엥~돌아가는 시끄러운 소리와 책상까지 느껴지는 진동음..
게임이 설치되는 동안 게임 설명서를 상세히 필독하고 게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렇게 게임 설치가 완료되고 실행될때 다시한번 설레는 흥분을 느낀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았었다
시간이 흐르고 초고속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크게 활성화 되기 시작하더니
오락실을 대체하여 PC방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되었고
게임CD가 아닌 온라인 게임들이 많은 인기를 차지하게 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게임CD도 점점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불법복제 CD들이 판을 치기 시작하면서 패키지 게임CD 시장이 빠르게 몰락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다양한 게임 및 프로그램을 불법적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와레즈의 등장도 망함의 한몫이 되기도 했다.
CD가 잘 팔리지 않자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게임CD 4개 만원이라는 떨이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장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게임CD는 결국 역사속에서 사라지게 되었고
오늘날 PC 게임 CD를 파는곳은 영영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때를 회상하며..
[그당시 용산 전자상가 게임CD 매장 -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