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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역사
2020.08.09 12:03

조선의 전갈 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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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은 한약재로 쓰였는데 안타깝게도 한국에는 서식하지 않아서 전갈을 수입하느라 돈이 많이 나갔다. 그래서 성종은 전갈을 키워서 재정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

 

내의원(內議院)에 전지(傳旨)하기를,

"북경[京師]에 갈 때마다 전갈[蝎]을 담을 토가(土家)를 부송(付送)하여, 전갈을 취하여 와서 본원(本院)에서 기르도록 하라."

하였다. 임금이 전갈이 약제(藥劑)에 절실하므로 본국에서 번식시키고자 하여 매양 중국에 들어가는 의원(醫院)으로 하여금 구해 오도록 한 것이다.

-성종 20년 4월 4일 임진 5번째기사
 
이렇게 특명을 내려서 전갈을 사육하고자 했다.
 

성절사 의원(聖節使醫員) 이맹손(李孟孫)이 산 전갈[生蝎] 1백 마리[枚]를 바쳤다. 이맹손이 연경(燕京)에서 전갈을 잡아 궤[櫃] 속에 넣고, 진흙으로 그 바깥을 발라서, 흙이 마르면 물을 뿌리고, 그 속에 먹을 것을 넣어주며 철망(鐵網)으로 그 바깥을 얽어서 빠져 나오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온전히 살아서 올 수 있었다.

전교하기를,

"전갈을 넣은 약제(藥劑)는 중국에 가는 길이 막히면 얻을 수 없으니, 그 40마리는 내의원(內醫院)에 나누어 기르고 60마리는 대내(大內)에 두고 번식시키라."

하였다. 이어서 이맹손에게 전교하기를,

"산 전갈을 기른 것은 무슨 물건이며, 〈그것이〉 있는 곳은 어떤 곳이며, 어떻게 하여 살릴 수 있었는가?"

하니, 이맹손이 아뢰기를,

"신이 전갈을 잡고자 하여 땅거미가 질 녘에 불을 가지고 헛간[空室]에 들어갔더니, 혹은 벽돌의 벽[甎壁] 위에 있었고, 혹은 담틈[墻隙] 사이에 있었으며, 먹인 것은 축축한 흙[濕土]과 계석[階石] 사이의 석회(石灰)뿐입니다."

하자, 승정원(承政院)에 전교하기를,

"처음에 산 전갈을 쉽게 얻을 수 없었으므로, 벼슬로 상(賞)을 줄까 하고 후하게 의논하였는데, 지금 이맹손의 말을 들으니, 상을 의논한 것이 너무 과(過)하다. 다시 의논하여 아뢰라."

하였다.- 성종 20년 9월 10일 을축 1번째기사

 

대궐 안 서너 곳에서 생갈(生蝎)을 기르라고 명하였다. 【생갈은 약용(藥用)인데 완화(緩和)에 매우 요긴하므로 성종 때에 명하여, 중국에서 사다가 금내(禁內)에서 길러 급한 소용에 대비하게 하였다.】-중종실록

 

 

"신이 들어갈 때 도중에서 비에 막혀 기일에 대지 못하게 될까 싶기에, 행산(杏山)·연산(連山) 등지에서 짐을 덜어놓고 단지 문서(文書)만 가지고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서 가까스로 성절(聖節) 날에야 도착하여 무사히 진하(進賀)했습니다. 소장(疏章)은 과연 구득하여 서장관(書狀官)이 지니고 왔는데, 오서(誤書)한 글자가 많기 때문에 다시 써서 아뢰려고 합니다. 또 압마관(押馬官) 안세창(安世昌)이 주관하는 말들의 꼬리를 도중에서 누가 뽑아가버린 것이 많았습니다. 이전에는 예부(禮部)에다 봉진(封進)하면 그만이었지만, 이번에는 황제(皇帝)의 앞에다 봉진하게 되어 서로의 거리가 지극히 가까왔는데, 말 꼬리가 눈에 뜨일 적이면 보기에 민망했었습니다. 또 전일에 분부하신 생갈(生蝎)을 많이 구득해 왔는데, 다만 중도에서 의관(醫官)들이 잘 보살피지 않은 관계로 모두 상하고 죽게 되었기에 대죄(待罪)합니다."- 중종실록

어떻게든 전갈을 구해와서 번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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