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삼십이 넘어 줄기차게 연애 후 이젠 몇명의 여친을 사귀었는지도 모르겠다...20명은 넘은 건 확실한데...
단순히 떡친 여자 말고.... 떡친 여자는 100명은 훨씬 넘는다. 의미도 없고 한때의 흥분, 쾌락일 뿐...
이제와 생각하면 가장 보고싶고 미안하며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오는 얘는 딱 한명이 있다.
그 아이는 내가 23살 때, 벌써 십년 전이다. 절세미녀 스타일은 아니고 작고 귀여운 스타일 이었다.
근데 걔는 정말 착했다. 만나본 여자 중 가장 착했다.예를 들면 이랬다.
데이트 할 때 여자가 화장실을 가면 남자가 보통 가방을 들어주지 않나? 무거운 걸 보면 항상 내가 먼저 들어줬다. 그럼 울었다.
꽃다발 선물을 했다. 울었다.
헤어질때 꼭 껴앉아 주고 잘 들어가 했다. 울었다.
눈물이 참 많은 얘였다.
관계를 할 때도 열심히 일을 치른 후 힘들어서 누워있으면 조용히 일어나 내 옆에 머리를 조아리고 절을 하며
"나를 위해 열심히 해줘서 고마워" 라고 했다.
그렇다.... 그 아이는 일본인이었다. ㅜㅜ
대학교를 같이 다녔는데 항상 내 도시락을 싸왔다. 점심에 다른 애들은 학관 식당 가거나 외부로 나갈 때
잔디밭에 앉아서 같이 도시락 까먹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로 지금까지 평생 도시락 먹어 본 적이 없었다.
일본으로 돌아간 후 나 보고 싶다며 삼개월, 육개월에 한번 씩 한국와서 보고 갔었다. 만나고 헤어질 때 마다 항상 울었고...
롱 디스턴스는 힘들다. 나는 그 동안에도 꾸준히 다른 여자를 만나고 즐겼다.
그렇게 더 지속할 수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죄책감이 들면서 얘를 놓아 줘야겠다고 마음먹고 이별을 고했다.
그 아이는 알겠다고 하면서도 친구로라도 남고 싶다며 연락은 해도 되냐고 했었다. 그러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도 일년 가까이 계속 연락이 오다가 어느 날 끊겼다.
아마도 지친것일 거다. 당연하다. 나는 점점 죄책감에 먼저 연락 없이 항상 걔가 먼저 연락하고 한국오고 그랬으니까
그 후 삼십이 넘어 내가 먼저 연락해봤다.벌써 일본 은행원과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했다.
행복하라고 하고 다시 연락을 끊었다.
진심으로 걔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 보다 훨씬 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받고 살았으면 한다.
박효신 좋은사람을 보면 이런 가사가 있다. 좋은 사람 사랑했으면 헤어져도 슬픈게 아니야.
이제와 생각해보면 진정 사랑한 여자는 그 아이 뿐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든 여자든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지는게 당연한걸까?
아쉽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