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취업 면접본다고 면접장까지 데려다 달랜다.
나는 쉬는날인데 좀 쉬고싶은데... 좀 내입장을 배려해주면 안될까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그냥 웃으며 알겠다고 한다. 괜히 한마디 했다가 싸우면 그게 더 피곤하다.
면접 데따줄때 늦음 안되니까 길을 미리 인터넷으로 찾아본다.
지도를 보다보니 어? 낯익은 장소다. 졸업하고 초년생으로 처음 다녔던 회사, 야근으로 찌들어서 힘들었던 회사, 다니면서 쉴세없이 죽을까말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회사, 20 중반 나이에 앞으로 60넘어까지 평생을 이러고 살아야된다고? 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들게했던 회사 근처다.
가장 먼저 눈에띤건 그 회사 옆에있던 편의점이다. 야근하고 거기서 뭘 사먹거나 아침에 출근할때 ㅈ같다고 욕하면서 단거 사먹었기에
더욱 기억이 난거 같다.
그리고 동시에 늦은저녁 그 편의점 앞에서 날 서프라이즈로 기다리던 전 여자친구가 겹쳐서 생각이 나버렸다.
밤 10시 무렵이었나...피곤에 찌들어 사무실문 잠그고 퇴근하고 나오고 이제 친해진 경비아저씨 대신 빌딩 문도 잠그고 나오는데...
커피음료 들고 환하게 웃으며 날 기다려주던 여자친구 얼굴이 생각났다. 집이 멀어서 2시간정도 거리가 될텐데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음료사서 퇴근할때까지 기다리고있었던... 그때 그 커피와 무엇보다 따뜻한 여자친구 미소와 무엇보다 따뜻한 그 마음이 불현듯 생각이 났다.
그 여자친구랑은 오래 잘 사귀다가 내가 다른여자 만나고싶어서, 더 이쁜여자 만난고싶어서 헤어졌다.
아내 면접을 위해 수발을 들고있는 지금 나를보며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으면 지금 나는 주말에 쉴수있을까?
이런 생각을하며 따뜻했던 전 여친의 마음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