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34살
말 그대로 생일,칠순,팔순,결혼 기념일 뭐 이런 걸 주도적으로 챙기고 싶은 마음이 도저히 안생김.
어릴때부터 34살이 되는 지금까지
나는 내 생일이나 어린이날, 대학입학,고등학교 졸업,취업 뭐 이런 기념비적인 날에 아무런 언급도 없이 그냥 지나가는거 다반사였고
기껏해야 집앞 국밥집같은데가서 밥한끼먹거나
케이크사서 생축 ㅇㅋ? 하고 끝이었음.
집에서 의식주를 해결하긴 했지만
딱히 용돈을 받아본적도 없고 내가 사고 싶은걸 요구하거나 사주지도 않았음.
취업전까지는 설날에 다같이 모여서 세배하면 세뱃돈 줄때도
삼촌이나 외숙모 등 다른 어르신들은 아무리 못넣어도 5만원부터 시작하는데
부모님쪽은 매번 그런걸 왜 주냐고 봉투자체가 없음.
이게 몇번 반복되니까 남들 눈치보여서인지 1만원, 2만원 정도 줌.
맹세코 나는 이런걸 원망하거나 서운하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런데 부모님이 나한테 이 이상을 요구하면 그건 빡치고 괘씸하긴해.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돈이 아까운게 아니라 나한테 그 이상의 마음을 원하는게 괘씸해서 기분이 불편하네.
나는 어릴때 기본도 못받았다고 느끼지만
지금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데
월세낸다고 생각하고 매달 내 월급 10% 꼬박꼬박 용돈으로 드리고
생일에 케이크도 사서 촛불도 끄고 기본은 하거든.
근데 어버이날 카네이션 안사왔다고 내심 서운해하는데
솔직히 미안하다는 감정 전혀 안들고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억지로 카네이션 사면서도 짜증났음.
결혼식에 비유하자면
난 내가 먼저 축의금 20만원 낸 친구가
내 결혼식에 5만원 준건 하나도 안서운해.
그리고 내 결혼식에 친구가 먼저 5만원 냈을때 나는 전혀 서운하지 않거든?
근데 그 친구 결혼식에 내가 5만원 내는걸로
그친구가 서운함을 느끼면 그건 괘씸할거같음.
요번 아버지 생일에는 한 100만원쯤하는 전기스쿠터 사달라고 하더라고.
뭐 비싸긴하네 ㅇㅋ골라서 모델명알려달라고 했는데
엄마가 슬쩍 오더니 요번년도 아버지 칠순이라 스쿠터는 스쿠터고
친척들 모아서 총 10명정도 좋은데가서 밥먹자 하더라고.
애슐리를 가도 10명이면 30~40인데
인당 5만원 넘어가는 뷔페 알아보고 있길래
뭐 알겠다고는 했지만
내 생일에는 집앞 밥집가서 사이다같은 음료도 못시키게 하면서
요구가 좀 과하네 싶어서 괘씸하더라고.
마치 내 결혼식에는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와준것만해돋 감사한거라는 논리로 축의금 5만원줬으면서
내가 봉투에 5만원넣으면 내가 너한테 이정도냐 서운하다
요새 초딩용돈도 5만원부터 시작이라고 주장하는 거랑 비슷한 기분임.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잘못되었다 아니다를 떠나서
아주 본능적인 감정으로 괘씸함이 차오르네.
원래 뭐 선물하면 그거보고 좋아할 사람 생각나고 해서 돈쓰면서도 기분좋아야하는데
내키지 않는데 억지로 하려니까 뭔가 불쾌하네.
왜같이사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