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문명/역사
2024.09.25 21:52

강감찬의 친필이 새겨진 천년 고탑

조회 수 6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흥국사(興國寺)는 태조 왕건이 924년 개경 광화문 동남쪽에 창건한 고려시대의 대찰로서, 12세기 초 흥국사를 다녀간 송나라의 사신 서긍은 『고려도경』에 "법당이 웅장하고 뜰 가운데에는 황금을 칠한 10장(약 30m) 높이의 당간이 있었다"고 기록하여 그 번창함을 말해 주고 있다. 고려 멸망 이후 흥국사는 폐사되었지만 그 옛 터에 남아 있던 3층 석탑은 오늘날 북한 국보 제132호로 지정되어 있다.

 

흥국사탑.jpg 강감찬의 친필이 새겨진 천년 고탑

현재 개성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탑은 바로 다름 아닌 강감찬이 세운 것이다. 귀주 대첩을 승리로 이끌고 관직에서 물러난 강감찬이 1021년 재가제자로서 흥국사에 시주한 이 탑에는 강감찬의 친필로 전하는 38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으며, 그 내용은 고려의 평화와 민생의 안정을 바라는 노장의 마지막 소원을 담고 있다.

 

菩薩戒弟子 平章事姜邯瓚 奉爲邦家永泰 遐邇常安 敬造此塔 永充供養 時天禧五年五月日也

 

보살계(菩薩戒)를 받은 제자(弟子)인 평장사(平章事) 강감찬(姜邯瓚)이 나라가 영원히 태평하고 만백성이 항상 평안하기를 빌기 위해 공경히 이 탑을 만들어서 영원히 공양(供養)에 충당하니, 때는 천희(天禧) 5년(1021) 5월이다.

 

흥국사탑_명문.jpg 강감찬의 친필이 새겨진 천년 고탑

무신집권기에 최충헌 형제가 골육상쟁을 벌인 싸움터였고, 원 간섭기에는 김방경의 국문장으로 활용되었으며, 고려 말 이성계 일파가 창왕의 폐위를 모의한 장소이기도 했던 흥국사는 고려왕조 오백년 역사의 부침 속에 결국 사라지고 말았지만, 국태민안을 염원한 강감찬의 호국 정신은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석탑에 아로새겨져 남아 있다.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71 문명/역사 논어에 기록된 공자의 식습관. 재력이창의력 2024.10.27 355
3570 문명/역사 74년 전 오늘, 6.25 전쟁의 전환점 재력이창의력 2024.10.27 341
3569 문명/역사 서울에서 근 10년사이에 가장 환골탈태한 동네 TOP 재력이창의력 2024.10.27 362
3568 문명/역사 유럽국가들이 아동노동을 금지하고 의무교육을 시킨 이유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0.27 309
3567 문명/역사 수십억원의 유혹을 뿌리친 독일 수도원의 결단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0.27 305
3566 문명/역사 노비의 삶을 알아보자: 노비의 사생활 재력이창의력 2024.10.27 328
3565 문명/역사 간지나는 유럽 변두리 왕들의 별명에 관해 알아보자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0.27 304
3564 문명/역사 브라질의 계획도시, 브라질리아. 재력이창의력 2024.10.27 315
3563 문명/역사 명나라 사신이 기록한 이순신장군의 일화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0.24 876
3562 문명/역사 요즘 하면 아동 학대로 큰일나는 행동 꾸준함이진리 2024.10.11 1513
3561 문명/역사 중국의 대만 상륙전 더욱 어려워질 예정 1 꾸준함이진리 2024.10.11 1485
3560 문명/역사 아이들은 악한 사람을 알아챈다고 ???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11 1374
3559 문명/역사 정부는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역사적 사례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11 1359
3558 문명/역사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대포..jpg 꾸준함이진리 2024.10.04 702
3557 문명/역사 롯데타워 초기 디자인 컨셉들 ㄷㄷ 꾸준함이진리 2024.09.30 931
3556 문명/역사 개교기념일이 아닌 폐교개념일이 있는 학교 1 꾸준함이진리 2024.09.28 743
3555 문명/역사 (펌) 나폴레옹 키에 대한 오해 file 꾸준함이진리 2024.09.28 710
3554 문명/역사 첫 대면에서 사마의가 어떤 인물인지 간파한 조조 file 꾸준함이진리 2024.09.28 791
3553 문명/역사 중국의 혐성질에 빡친 이탈리아 1 꾸준함이진리 2024.09.28 775
3552 문명/역사 브라질 " 중국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평화 플랜 제시 " 꾸준함이진리 2024.09.28 591
3551 문명/역사 1952년 올림픽 높이뛰기 스웨덴 국가대표 미모 클래스 꾸준함이진리 2024.09.28 752
3550 문명/역사 ㅇㅎ? 당나라 황제가 정무에 집중하기 힘들었던 이유 꾸준함이진리 2024.09.28 825
3549 문명/역사 사이프러스 나무를 사랑한 화가 꾸준함이진리 2024.09.28 620
3548 문명/역사 내 몸을 망치는 양반다리 좌식문화 file 꾸준함이진리 2024.09.25 807
» 문명/역사 강감찬의 친필이 새겨진 천년 고탑 꾸준함이진리 2024.09.25 6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3 Next
/ 143